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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드 코로나 시대의 노인장기요양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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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

[기고] 위드 코로나 시대의 노인장기요양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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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의성군위지사 장기요양운영센터 이세형 과장

 "그동안 왜 안 왔어, 이젠 나 보러 안 오는 거야?” "아니야, 엄마. 밖에 몹쓸 병이 돌아서 그래"

 

얼마 전 요양원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두 모녀가 애틋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우리를 울렸다.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격리병상에서 90대 할머니와 화투를 활용한 그림 맞추기 놀이를 하는 사진 한 장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시대의 안타까운 풍경들이다.

 

지난해 1월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래, 끝이 보이지 않는 미증유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변이바이러스까지 확산되고 있어, 그동안의 확진자 격리 위주의 방역에서 치명률을 낮추는 방역체계 즉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의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고령의 노인 환자들에게 특히 취약하다. 요양시설 입소자나 자택에서 방문요양이나 주야간보호 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더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국민 수용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볼 때, 재정안정은 보험료 인상보다는 국고 지원을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보험의 경우 정부지원금은 매년 보험료 수입액의 20% 수준에서 지원되어야 하지만, '18~'20년의 실제 지원율은 13.5%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과소 지원해 왔던 것이다. 돌봄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국가의 책임 영역인 노인이나 취약계층 지원은 국고로 충당되는 게 맞다.

 

둘째, 공적 영역의 수발은 누군가의 희생이나 책임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희생과 노력에 걸맞은 적절한 보상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장기요양 제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향상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교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끊임없이 개발해 내야 한다. 지자체는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조례제정' 등을 통해 위험수당 신설 같은 종사자들의 실질적 사기 진작에 힘써야 한다.

 

종사자 지위향상을 위해 법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강제하고 있지만, 현재 경상북도의 경우 불과 세 군데 지자체만이 조례를 제정했고 이마저도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다. 요양시설 인력기준을 개선하고, 1인 야간근무 규정도 보완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직접적 서비스 주체인 장기요양기관의 각별한 돌봄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입소시설은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매시간 호흡기 반응 등을 세심하게 살펴, 우리 어르신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가운데 건강하고 품격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공단, 그리고 장기요양기관과 종사자들이 슬기를 모아, 위드 코로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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